오늘도 일요일이다

최다함 2018.03.04 20:46 조회 수 : 132

오늘은 일요일이다.

오늘도 부모님 따라 가정의 평화를 위해 교회에 질질 끌려 갔다.

 

아버지가 목사다.

아버지는 다른 부분에서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이신데,

그분의 설교는 대부분 헛소리다.

설교의 기준인 기독교 교리와 성경이 헛소리기 때문이다.

 

뱀이 말을 하고,

에덴동산에 인류의 조상 아담이 열매 하나 따 먹었다고 모든 후손 인류가 죄인이 되고,

바다가 갈라지고,

물이 포도주가 되고,

처녀가 임신하여 얼라를 낳고,

이 모든 이야기들이

고대 이스라엘 신화이고,

소설이고,

헛소리들이다.

헛소리들을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재미로 즐기면 오락이요 문학인데

이것을 믿고 윤리와 도덕과 삶의 기준으로 삼으니 골치아파지는 것이다.

 

기독교와 종교가 좋은 사람들에 안티하는 글은 아니다.

종교가 행복한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야지.

그러나 나는 종교가 싫다.

과학이 좋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세계가 좋다.

그렇다고 하여 내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내가 하고 싶은데로 내 마음대로 자유정신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천국도 지옥도 믿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남자와 여자에 사랑에 의해 시작되어,

정자와 난자의 만남에서 시작하여,

호흡을 멈추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난다.

모든 것이 끝나는 죽음에 이르면

슬픔도 기쁨도 행복도 불행도 희망도 고통도 그 어떤 것도 없다.

 

나는 태어났으니까 끝까지 의무감으로 살아간다.

내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은 나를 낳아준 자연과 사회에 대한 중대한 반칙이다.

반칙을 하고 싶을 때도 지금도 수시로 있지만,

삶이란 고통도 있지만 행복도 희망도 사랑도 있다.

그래서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똥 싸기 위해서 똥 싸며살아간다고 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죽기 위해서 살아간다.

모든 것으로 부터 해방되어 아무 것도 없는 무가 되기 위해서 살아간다.

그게 내 목표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 죽음을 칼로 손목을 긋거나 약을 털어 먹거나 하여 선택하는 것은

나를 만들어 준 자연과 사회에 대한 중대한 반칙이다.

나에게 생명을 준 세계에 대한 배신이다.

 

하나의 고통 때문에 죽고 싶다고 하지만

돌이켜 곰곰히 생각해 보면

살아야 할 이유들이 더 많고

재미 있는 것들이 더 많고

행복한 게 더 많다.

 

세상에는 정말 맛있는 것들이 많다.

나는 회전초밥을 좋아하는데

돈만 있으면 혼자 5만원 어치를 사 먹고 오는데

정말 맛있고 행복하다.

 

세상에는 정말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책들과 영화와 만화들이 많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다양한 옷들을 입고 다니고

예쁘고 멋진 옷들을 입고 돌아다니는지 모른다.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예쁜 사람도 많고 멋진 사람도 많다.

 

사실 가시 하나가 나를 찌르고 있어서 그 가시 하나 때문에 아픈 거지

하나의 가시 보다 좋은게 더 많다.

우리 집안은 반드시 교회에 다녀야 하는 그것이 지겹고 고통스럽지

그 하나만을 빼면 최고의 사랑의 가정이다.

아빠 엄마가 나의 유일한 친구이다.

가시 하나는 감당하는 것이다.

 

오늘도 교회에 갔고

헛소리를 들었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헛소리들도 또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고,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던,

숨쉬라는 코를 굴뚝으로 사용하든,

다른 사람들의 즐거움에 상관할 필요가 없다. 혐오할 필요도 없다.

나는 내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사는 것처럼

남들은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사는 거다.

서로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되는 거다.

피해가 되면 비켜 가고 안 보면 그만인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하나님을 위해 살 필요도 없고

부모님을 위해 살 필요도 없고

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면 된다.

 

오늘도 교회에 갔고

헛소리를 들었지만

 

교회에 온 막 돌 지난 조카 아가가 아장거리는 모습은 귀여웠고

교회 밥은 맛있었고

내가 베이스 치고 연주하는 교회음악은 즐거웠다.

점심 먹고 내가 걸었던 교회 주변의 경치와 공원은 나를 상쾌하게 했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쓰레기들도 내 인생에는 내 곁에 있지만,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냄새 나는 쓰레기를 치울 수 없다면,

그것 그냥 두고,

주변에 향기나는 다른 것들을 찾아보자.

찾아보면 나를 의미있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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