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atheism.kr

'오빠는 필요없다' 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자리아 2010.05.24 21:37 조회 수 : 100

여성운동가 전희경 씨가 쓴 책인데요, 그냥 문득 무신론자 모임 게시판들에서 보이던 모습과 오버랩되는 것들이 있어 옮겨봅니다.

집회에 처음 나간 여성 운동가들은 무슨 사명의식으로 나간 건 아닙니다. 그들의 말을 빌면 재미있어서 나갔다고 하죠. 이에 대해 전희경 씨는 이렇게 서술합니다.

"집회 참여는 모종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장으로 경험되기도 한다. 제도교육, 부모로 대표되는 기성세대, 공권력 등이 금지하는 어떤 행동을 실행하는 데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흔들릴 수 없는 것처럼 보이던 견고한 규범들이 의심할 수 있는 것, 도전할 수 있는 것, 변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01학번 여성운동가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그건, 과반에서 만난 친구들이라든가 우리 엄마 아빠가 알고 있는 세계를 되게 우습게 여기는 과정이었거든요. 거기서부터 나를 빼 오는 과정이었어요. 그래서 굳이 그렇게까지 압도되지 않아도 되는데도 되게 마음 많이 주고...... 그랬었죠. 그래서 진짜 막, 누가 들어도 어디서 그냥 주워들은 얘기 같은 그런 말들 있잖아요? 그런 말들을 고향집에 내려가면 아빠한테 막 하고, ......아빠한테는 알 수 없는 얘기였겠죠. 아빠한테 사회운동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막 설파하고 싶어지면서 아빠한테 막 얘기를 하고......"

한편 1980년대 학생운동가 출신 한 여성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무나 열심히 하고 다른 아이들 헛소리 하는 것 못 참고, 가르치려고 하고, 굉장히 즐거웠어요. 그 이전의 지식 세계, 상식 세계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완전히 쾌락이었고, 내가 힘을 막 갖게 되는 것 같은, 그래서 세상에 무서울 게 없어진 것 같은 그런 희열을 경험했어요."

전희경 씨의 설명에 의하면 주어진 지식을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다른 지식, 허락되지 않던 지식에 접근한다는 것, 그럼으로써 세상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자부심은 새로운 주체성을 구성합니다.

'똑똑' 하고 '다른 거'를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01학번 여성운동가의 말도 그렇고요.

어찌보면 무신론과 전혀 관련없어보이는 이야기지만, 당시의 마르크스주의와 지금의 무신론은 마이너한 지식체계고, 그러면서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한 저항적인 성격이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이 마치 저 '처음 운동을 시작한' 들뜬 여성운동가들의 모습에 오버랩되었습니다.

아마 곧 우리도 알게 될 겁니다.

우리 안에 있는 어떤 모순이라든가, 어떤 갈등 이런 것들을요.

그렇게 우리는 성숙하고, 발전해 나갑니다.

그래야 하는 거고요.

+

왠지 강조하고 싶어지는 부분이 있어 굵은 글씨로 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