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반년간의 레슨과 잠깐의 휴식

자기복제자 2011.11.10 00:11 조회 수 : 5702



*이 글은 절대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 일단 생각나는대로 쓰고 보는 그런 후기가 맞습니다.



보컬레슨을 한 반년동안 받았었고 지금은 잠깐 휴식을 갖고있는 중인 사람입니다.
(자랑 아님; 별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정모때 노래 잘 부르는 방법이란? 하면서 시덥잖은 레퍼런스도 했었는데요,
보컬레슨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고 그럴 것 같아서 제 나름 한번 후기를 써봅니다.


우선 한가지 알아두셔야 할 것은, 트레이너마나 다 가르치는 방식(접근방식이라고도 함)이 다릅니다.
그래서 잘 모르는 분들은 트레이너들이 다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실제로 이해하고 보면 다 같은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이 글의 내용을 읽으시면서 구라친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
(내가 배운 내용이나 자네가 배운 내용이나 다 그게 그걸세 허허)

레슨을 처음에 들어가면, 이론이나 잡다한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런 긴 설명이 지나면 바로 처음 들어가는게 '복식호흡'입니다.
처음에 이걸 왜 해야하는지 알려주시기도 하겠지만, 나중에 가면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아무튼 그렇게 복식호흡을 알려주는데, 상체의 긴장을 풀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라고 합니다.
그러면 된다고. 근데 첨엔 당연히 안됩니다. 그래서 속으로 '이사람 나한테 약을 파는건가 ㅡ,ㅡ'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지만, 선생님의 옆구리를 만져보시면 복식호흡이란 레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첨엔 당연히 안되니까, 잘 되는 방법을 하나씩 알려주시는데..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이건 레슨이 아니라 후기니까요 ^^)

그렇게 복식호흡을 배우다가 한시간이 끝납니다.
저같은 경우는 주1회인데, 저렇게 한시간동안 배운 복식호흡을 1주일동안 맨날맨날 연습합니다.
그러고 다음 레슨을 가면 호흡에 있어서 잘못된 부분이나 틀어진 부분들을 교정해주십니다.
그렇게 하다가 또 한시간이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이제 호흡은 따로 연습하는걸로 해두고, 발성적인 부분을 배우게 됩니다.
발성적인 부분을 배우면서부터 트레이너분들마다 다 접근 방식이 달라지는데, 다 같은 소리입니다.
'소리의 통로인 목을 열고, 호흡을 통해서 소리를 내세요' 이게 기본이고 핵심입니다.
거기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 역시 생략합니다.

아무튼 스케일연습(건반치면서 아아아아아~하는거)을 통해서 호흡과 발성을 잡다보면 어느샌가 노래를 나가게 되는데, 그때부터 이제 레슨생들은 '우왕ㅋ굳ㅋ 노래 굳ㅋㅋㅋ 노래 배운다 우왕 굳 ㅋㅋ' 하면서 좋아합니다.
근데 솔직히 좋지 않습니다.(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음 ^^)
노래에 발성을 접목시키는 건 매우 어려운 과정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무진장 많이 받습니다. 재미있게 노래를 하자니 발성이 다 틀어지고, 발성대로 하자니 잘 안되고 스트레스 받는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두성구를 뚫지 못하면 노래 할때 고음에서 무진장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고음이 편하게 안되기 때문입니다.(음을 올리는 것보다 소리를 안정되게 내는 것이 더 중요함)
물론 두성구를 뚫어도 고음이 다 올라가진 않기 때문에, 두성구를 넓히는 과정에서 안되는 고음들에 무진장 스트레스를 받음.

물론, 발성대로만 노래를 시키진 않습니다. 호흡의 조절과 밀고 당기기(응?)를 통해서 노래의 맛을 살리는 법도 배웁니다. 보통 실용음악학원은 이런 측면을 강조합니다. 왜냐면 결국엔 당장 노래를 잘해야 돈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당장 입시가 급한 학생 하나라도 더 붙이려면 안되는 발성보단, 느낌을 살리는 방법에 더 중점을 두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요렇게 가창시에 발성이 몸에 베어있어서 발성에 연연하지 않고 노래를 불러도 저절로 올바른 발성이 되면서, 노래의 맛도 살릴줄 알면서,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면 우리는 그걸 보고 '노래를 잘하는군!'이라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레슨을 받다보면 쓸데없이 기준만 높아져서 가수들 까고 앉아있게 됩니다 ㅋㅋㅋ
그러면서 레슨생주제에 인정하는 가수가 하나둘씩 생기고 막 그럼. 근데 본인의 현실은 시궁창입니다.


요런 과정들을 하나씩 겪다보면서 제가 느낀 것들은(지금부터가 레알 후기입니다) 간단합니다.

1. 트레이너는 결국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본인이 연습을 안하면 아무리 해도 크게 늘지 않습니다. 본인 노력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그래서 빈둥대는 마인드로는 트레이닝 안받는게 금전적, 시간적, 정신적으로 좋습니다.

2. 1년 이상은 해야지 진짜 눈에 띄게 늡니다. 이건 개인차가 분명히 크게 존재하지만 재능이 있는 사람이거나 학습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아니면 반년~1년 이상은 해야지 '좀 바뀌는게' 보입니다.

3. 인터넷 동영상 강의같은거 보면서 연습하지 마세요. 이거 독약이 될 수 있습니다. 옆에서 직접 지도를 해주지 않는다면, 동영상 강의의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열정이 있다면 그냥 레슨을 받으세요.

4. 고음 잘낸다고 노래 잘하는거 아닙니다; 고음의 대명사 쉬즈곤을 목조이며 부른대서 '저자식 노래를 좀 하는군' 이라고 생각하는 고음병 환자의 남성분들이 많은데, 그건 감히 말하자면 노래 잘한다는 기준부터가 잘못된겁니다.
노래를 잘하는거야 발성이 전부는 아니지만, 어쨌든 노래는 편하게 불러야 합니다.
그래서 발성이 중요한건데, 발성은 소리를 편안한 상태에서 낼 수 있는게 중요한거지, 고음올라가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고음에 대한 집착은 잠시 접어두시고 얼마만큼 편하게, 감정을 잘 전달하는지를 보세요. 그게 좀 더 제대로 된 안목입니다.

5. 레슨을 받는다고 너무 '노래잘하는 사람' 으로 인식하시면 곤란합니다; 저도 그렇고, 레슨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래를 못해서 정말 잘하고싶기 때문에 레슨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노래 못하는 분들께는 엄청 스트레스 받을 수 있는 시선입니다. 그냥 '레슨받으시는구나~' 생각해주세요 ^^

6. 노래는 즐기는게 장땡입니다. 잘해야지..하는 순간부터 바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노래부르는게 즐겁지 않은게 될 수 있습니다.(물론 개인차가 있음 ^^)
전 즐겁게 노래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이 가장 멋있어보입니다. 그러니까 걍 즐기세요~ㅎㅎ




ps.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궁금한게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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