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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eism.kr

[재탕] 구원과 영생에 대한 믿음을 반대한다.

2011.01.31 17:22

지발돈쫌 조회 수:19518

종교적 믿음이 단순히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한 도구로만 사용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또한 사회적으로 눈과 귀를 가리는 데에 활용되는 경향이 많기에 문제가 된다. 그리고 눈과 귀가 가려진 민중은 대체로 선전과 선동에 의해 편협한 관념을 가지고 편협한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도 고난의 대척점에서 자기포기적인 죽음(자살)까지 생각하게 된 사람이 현실적인 구원을 바라는 것이나, 말기 암환자의 삶에 대한 희구로서의 믿음을 아무 대책없이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러한 믿음들을 반대한다.
하지만 어떤 구체적 형태의 대안은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을 미리 말해둔다.


엄밀히 말해서 구원에 대한 믿음은 사실 소망이나 희망에 속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될 것이라는, 즉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이 전제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복적인 것이다. 그러한 기복적 믿음 자체가 오로지 나쁜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지 않다. 상당히 많은 경우 그러한 믿음을 토대로 열정적인 삶으로의 기력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많은 수의 종교가 "공포나 절망"에 기반하여 사람들을 미몽으로 인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믿음을 반대한다. 왜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굳이 가상의 후원자, 뒤를 봐주는 든든한 큰형님을 만들려고 할까? 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뭔가를 두려워하고, 뭔가에 기대려 하고, 뭔가를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싸여 있을까?

이는 대다수의 호교론자들이 주장하는 바, 바로 "인간의 불완전성"과 "인간의 연약함"에 기인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예수가 권한 것이 "희망", "소망"의 성질을 띤 것에 불과하다 해도, 그런 믿음을 갖게 해주는 것은 바로 구원에 대한 희망이다. 그러나 도전과 극기를 위한 믿음은 이성적 판단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대체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구원받겠다는 의지, 그러니까 믿음으로 천국에 들겠다는 의지는 도전과 극기의 정신이 결여되었기에 바람직한 믿음이 아니다

물론 긍정적 미래로의 믿음은 추진력과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런 믿음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그다지 없다. 우리는 이를 비전, 꿈, 이상 등으로 부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성이 결여된 믿음은 결국 "공포에 대한 회피"와 "반성이 없는 자기위안"으로 귀착된다. 게다가 "구원이나 영생이 긍정적 미래"라고 주장하는 것은 독단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인간은 어떤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고서 말이다.
그리고 그 이상은 바로 진정한 사랑이 기저에서 작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극기적 용기가 우리의 이성과 지식을 뒷받침할 때 실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어쩌면 영영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말기 암환자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 자체는 아름다운 것이다.


고단하고 암울하며 공포와 절망에 찬 현실에 다다른 사람들은 물론 있다.
그러나 그런 현실에 대한 도전과 극복이 아닌, 현실도피와 마음의 안식처에 안주하려는 "믿음"은 바로 치명적인 독이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란 그 끝을 놓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 희망 자체에 올인할 것은 못된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진정 공포감을 가지고 피해야 할 일은 "영육의 안식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이다. "절망 속에서 신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추구하였던 그런 헛된 희망을 두려워 해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은, 지식과 온정이 용기에 고무되고 열정과 희망이 이성을 지원하는 세상을 만들어서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공포와 절망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스스로 만들고, 그런 의지를 모두가 응원하는 세상을 만들어서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나약하고 병든 자가 "공포에 기반한 믿음"을 갖지 않아도 되게끔 모두가 서로 따뜻하게 손 내밀 수 있는 세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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