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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eism.kr

[종교까기] 이해되지 않기에 믿는다???

2011.04.23 21:32

지발돈쫌 조회 수:19800

"이해되지 않기에 나는 믿는다." 

떼르뛸리앙(테르툴리아누스)이 저 결론을 내릴때까지 얼마나 처절한 사고의 과정을 거쳤는지는 모르고 기독교인들은 그냥 인용하기만 한다. 옛날 사람들이 남긴 말들, 금언이든 헛소리든 간에 그것을 어떻게 써먹느냐는 자기 맘대로지만, 어떤 금언이 어떤 배경하에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게 된다면 함부로 아무렇게나 써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떼르뛸리앙은 "기독교리는 그리스 철학에 의해 훈련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씨알도 안먹힌다"는 것을 알 정도로 똑똑했다. 합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그리스/로마 철학에 비하면 기독교리는 바울의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우 엉성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떼르뛸리앙 이전까지의 사고 과정을 살펴보자.


무한하고 절대적이며 영원한 존재인 야훼가 만들었다고 보기엔 세상은 한심하기 짝이 없어보인다(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보였다). 그리고 창조된 세상이 보여주는 모순과 엉성함을 변명해보겠다고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내려와서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릴 하다가 작대기에 매달려 골로 갔다"고 하면, 그게 무한하고 절대적이며 영원한 존재가 될 수는 없다.
하긴 그래서 3일 만에 부활한다는 식으로, 멀리는 고대 동양의 사상, 가까이는 오시리스의 파편까지 울궈먹은것이 유대교이고 예수는 그걸 또 울궈먹었다. 

이때 한 사람이 나와서 선언한다. 

"그래도 신은 못하는게 없다" 


그렇게 되면 야훼가 고의적으로 세상을 이딴 식으로 만들었다는 소리가 된다.
(뭐? 인간의 잘못이지, 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럼 인간이 잘못할 꺼라는거 야훼가 몰랐다는겨?) 

이토록 틀니에 들러붙어버린 엿같은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이리저리 머리굴려가며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노시스파가 나타나 일갈한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데 이런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 날벼락 같은 태클에 놀라서 입에 거품 물고 있을 때 기독교인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신앙의 수호자 둘이 나타난다. 

둘다 아프리카 출신이다. 

하나는 젊은 날에 "타락으로 진리를 찾아보겠다"고 하루에 너댓번씩 오입질도 하곤 했던 아우구스티누스이고, 또 하나는 바울의 논리로는 그노시스파를 이길 방법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빨리 알아차린 떼르뛸리앙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주 언급되었으니 넘어가고, 그럼 떼르뛸리앙은 어떻게 그노시스트들의 공격을 맞받아쳤을까?

"신은 합리적 지성, 순수한 이성을 초월하는 존재이다" ☞ 그러니깐 그런 넘을 신이라고 정한거잖아. 
"초월적 존재인 신은 우리가 정상적으로 인지할 수 엄따." ☞ 글케 정했으니 당연하쥐. 순환논리

"초월적인 생각과 행동은 초월하지 몬한 우리에게는 비합리적으로 보이게 되어 이따." ☞ 꼭 그렇지는 않지... 원래 비합리적이었거나, 아니면 니 머리가 나빠서 이해 몬하는거였겠지...
"고로 신은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 ☞ 쥐라기... 


합리적인 것은 절대적일 수 없고, 절대적이면 합리적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이 개소리... 

지금 공장에서 소시지 뽑듯 목사들을 쏟아내는 대부분의 신학대에서 고학년 때 가르치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요한건 말이다.

"신은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는 결론을 내봤자, 이 세상이 이렇게 글러먹게 생긴 이유는 전혀 설명이 안된다는거다.

야훼가 착한 놈인지 나쁜 놈인지, 야훼가 똑똑한 놈인지 덜떨어진 놈인지는 더더욱 모르게 된다는거... 깨놓고 말하자면 나쁜넘 아니면 띨띨한넘이 되는거지.

 


결국 이해되지 않기에 믿는다는 말은 골치 아프게 생각말고 그냥 믿으라는 셈이다.
"걍 믿어라" 라는 개소리에 불과한 걸 연역해내는데 자그마치 130년이 걸렸다. 


이제 물어볼께... 

너의 믿음이 옳다는 걸 누가 장담하지? 
체험으로 안다구? 성령의 불길이 널 감쌌다구? 

그거 마약해도 생기는 것이구, 너한테 불만인 의사가 니 측두엽 쪼매 짤라내서 개밥으로 줘버리면 맨날 느낄 수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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