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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eism.kr

[재탕] 신앙의 위험

2011.01.31 17:14

지발돈쫌 조회 수:20366

기독교(그리고 같은 계통인 유대교와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로)가 강조하는 미덕은 의심하지 않는 믿음이다. 심지어 반대되는 증거에 대면하더라도 이를 무시하거나 왜곡해석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믿음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신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믿음, 즉 신앙은 신자들의 속물근성과 융합하여 기복신앙이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점은 불교도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한국 불교도는 성찰을 하지 않는 편이며, 그들의 행태는 기독교인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보인다)

최악의 형태란 다른 종교를 공격하거나, 자살테러를 하는 것 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위대한 탐구정신 대신 충실한 신앙을 최고의 미덕이라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는 나중에 기독교를 버리게 될지라도, 다른 종교(그것도 더 심각한)에 몰입하거나 어떤 신념체계(아예 유사종교라 칭해도 좋을 그런 신념)에 고착되는 경향이 크다.
이런 사람들 중에 가장 유명한 이는 요시프 스탈린이며, 단체로는 라엘리안 무브먼트라 할 수 있겠다.


왜 그렇게 될까?

신앙은 스스로를 객관화하거나 정당화하지 못한다.
아니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이미 '그렇게 믿기로 결심'했는데 무슨 객관화가 필요하단 말인가?

그리고 신앙은 편안함을 제공해준다. 골치아픈 논증과 반증의 전장에서 벗어나도록 해준다.
버트런드 러셀이 말한대로 '사람들은 생각을 하느니 차라리 죽을 것'이다.


객관화나 정당화를 할 필요가 없다지만, 스스로를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앙이 "진리"여야 한다. 그런데 진리라는 것은 보편적인 인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반대되는 증거나 논증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신앙이라는 것은 이미 반대되는 증거까지 부정하고 있으므로 진리라는 것과는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그들의 선택은 "주관적 진리"라는 해괴한 용어를 남용하는 것이다.
(이 용어가 일부 종교인들만 애용하는 줄 알았는데, 실은 대부분이 선호하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믿는다'고 선언하는 선에서 그친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되고 있다.
물론 많은 신앙인들이 그 선을 지키는 편이다.
그러나 이는 성정이 덜 사납고, 어느 정도 개념이 있으며, 특히 자신들에게 권력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이다.

'나는 이렇게 믿으며, 그것이 내가 아는 한에서는 진리이다'라는 식으로 선언한 사람 중에
가장 심각한 역사적 파장을 일으킨 사람은 바로 히틀러라 할 수 있다.


주관적 진리라는 것은 결국 억지로 보편화를 시도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객관"이라는 탈을 쓰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그런 식의 객관화 과정을 거치려면 수많은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라면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형태로 보편화를 시도할 것이다.
반대자들을 탄압하고, 추방하고, 심지어 학살까지 해가면서 말이다.

반대로 권력이 없는 자들에게 유용한 것은 엉뚱하게도 "상대주의"이다.

결국 신앙인들이 말하는 상대주의란 구역질나는 변명에 불과하다.
상대주의가 가진 사려깊은 특성에도 불구하고, 신앙인들의 손에 들어가면 혐오스러운 도구로 전락한다. 이것이 상대주의가 가진 맹점이다.



내가 보건데, 도덕적 결함보다 더 심각한 해악은 그러한 결함들을 양산하게 되는 사고습관이다. 호교론자들이 큰 가치를 부여하는 신앙이 가진 위험이란 바로 이것이다. 신앙으로써 비록 "내게 강같은 평화"가 올지라도, 다른 이들을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로 던져버리는 신앙은 결코 바람직한 덕목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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