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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이 쓴 "혼돈으로부터의 질서(Order Out of Chaos)"는 많은 논란을 낳은 책이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77년 노벨 화학상 수상은 더 큰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그 이유는 이전까지 과학계의 주요 패러다임이었던 열역학 제 2법칙과 관련된 것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프리고진의 견해는 과학자들과 호교론자 양측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었다.

현재 과학자들은 프리고진의 견해에 대하여 유보적 입장을 넘어 긍정적 평가로 기울어지고 있다.
그러나 호교론자들은 그들의 중요한 주장이 흔들리기 때문에
프리고진의 견해를 부정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래의 열역학 제 2법칙은 우주의 엔트로피는 자발적으로 증가하며,
이는 우주의 무질서도가 증가함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엔트로피의 계속적인 증가는 유용한 에너지를 무질서한 운동으로 소진하여
열적인 죽음(Heat Death)을 향해 나아가며 결국 우주의 종말에 닥치게 된다.

호교론자들은 이 법칙을 이용하여 생물체가 바로 법칙위반의 증거이기에 진화는 부정되며,
결국 절대적 존재의 창조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열적인 죽음이 바로 천년왕국 이후 심판의 날에 일어나는 현상이며,
그 이후에는 신이 새로운 창조과정을 통해 역사를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하였다.



프리고진의 견해는 종래의 열역학 제 2법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 법칙의 결과나 예언을 부정하는 것이다
.

열역학적 평형상태는 희귀한 경우이며, 대부분은 비평형 상태에 있다.
평형으로부터 멀리 이격된 불안정한 비평형상태가 미시적 요동에 의해
거시적인 안정한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이 프리고진의 주장이다.
이렇게 나타나는 안정한 구조를 무산구조라 명명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생명체이다.
그리고, 무산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자기조직화라고 불렀다.

무산구조는 무질서한 주변환경에서 에너지를 받아들여 엔트로피를 무산시킨다.
이는 엔트로피 감소와 유사한 개념이나 엄밀히 말해서 같지는 않다.


무산구조와 자기조직화가 혼돈으로부터 자발적으로 질서를 가져다 준다는 주장을 접했을 때
호교론자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열역학 제 2법칙을 어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호교론자들은 열적 비평형상태의 미시적 요동을 이해하지 못했고,
또한 에너지의 공급을 감안하지 못했다.

우리는 태양으로부터 무수한 에너지와 함께 변이를 일으키는 폭격을 끊임없이 맞고 있다.
비록 반앨런대와 오존층, 기타 대기의 먼지 등에 의해 약화되기는 하지만
우리는 돌연변이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전자파(電磁波)의 융단폭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구는 닫힌 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억지를 써가며 엔트로피의 감소 내지는
무산을 부정하려는 이유는 단지 그들의 가치체계에 맞지 않다는 것 뿐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인텔릭 디자이너는 버릴 수 없는 개념이다.
이 설계자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을 누구보다도 두려워한다.

우리는 단순한 귀납으로서 "그리 똑똑하지 않은 설계자의 작품을 보라"고 할 수도 있다.
거머리, 기생충들, 동굴에 서식하는 벌레들, 기형아들..
하지만 이런 것들도 인간의 관점에서 보기 좋지 않을 뿐이지
나름의 목적이 있다고 우길 수 있으므로 좋은 반박이 아니다.
(실제로 정말 나름의 역할(목적이 아닌)이 있다)
또한 잠정적이라 해도 설계자의 존재에 동의할 경우 확실한 귀납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수억년에 걸친 생명탄생의 과정을 단박에 볼 수 없기에
사실상 설계자에 대한 귀납적 부정은 용이하지 않다.
그러므로 설계자의 개념이 필요없는 생명의 기원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프리고진의 견해들이 점점 입증되어 가고 있다.

이 추세로 간다면 우리는 결정론과, 가역적 시간을 버릴 수도 있고,
필연과 우연의 대립도 사라질 것
이다.
또한 만약 비가역적인 시간의 미시적 근원을 밝혀낸다면,
모든 종교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여담으로써 호교론자들의 행태를 비웃어보자.

여러분은 어릴때 소풍을 가서 보물찾기를 했을 것이다.
우주의 기원을 찾는 것은 바로 "힘든 보물찾기"가 아닐까 한다.
선생님이 반경 50미터가 아닌 1만평 부지에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식으로 말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차근차근 가능성 있는 곳에서 보물을 찾는 동안,
일부 학생들은 작년에 미처 찾아내지 못한 것을 찾거나,
선생님이 지정하지 않은 엉뚱한 곳에 가서 헤매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는 휴지조각을 들고 와서 보물을 찾았다고 주장하며 선물을 내 놓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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