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atheism.kr

[re] [재탕] 카를 마르크스는 진정한 무신론자인가?

2010.08.30 16:44

지발돈쫌 조회 수:21325

겉보기에 마르크스주의는 유물론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무신론을 표방한다.
사실 마르크스주의는 경제학적 이론의 범주에 들어가나, 마르크스 경제학의 근본은 헤겔철학적 인식하에 놓여 있는 것으로, 철학과 경제학을 접목한 것중 가장 정교하게 작성된 것이다.

경제학적인 부분만 보자면 무신론과 상관이 없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기독교(그리고 유대교)적 관념에 대한 부정이 함유되어 있다. 헤겔과 포이어바흐의 사상에서 연역된 마르크스주의는 기독교적 신관과 세계관을 부정하기에, 결국 현대 기독교인들에 의해 무신론의 악마적 모습의 대표적 표상(공산주의가 보여주었던 공포로써)으로 인식되고 또한 악선전되고 있다. 즉 기독교인들에게 마르크스주의는 무신론을 공격하는 도구로 전락한 것이다.

마르크시스트들에게는 불만사항이겠지만, 이러한 현상, 즉 공포로 각인된 공산주의라는 상징은 사실상 마르크스주의의 태생적 한계가 유인한 것이다.


그럼 마르크스주의의 태생적 한계란 무엇인가?
그것은 마르크스주의에는 인간의 진화적 본성에 대한 성찰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마르크스주의의 주요한 관점은 카를 마르크스 자신이 부모의 슬하와 주변환경에서 비롯된 유일신관의 영향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였음을 보여준다.

마르크스주의와 기독교의 유사성은 늘상 제기되어 왔던 지적이며, 카를 마르크스가 기독교로부터 개념의 틀을 차용하였음을 보여주는 관념들은 그의 저서 곳곳에서 나타난다.

우리는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에서 다음과 같은 등가원리를 도출할 수 있다.


ㅇ여호와 = 변증법적 유물론
ㅇ메시아 = 마르크스
ㅇ선민 = 프롤레타리아
ㅇ교회 = 공산당
ㅇ재림 = 혁명
ㅇ지옥 = 자본가들의 형벌
ㅇ천년 왕국 = 공산주의 세계

 --- 버트런드 러셀, 서양철학사 중세편


마르크스주의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개념의 틀에서 자본주의의 부당한 논설들을 타파하려 한 것이 아니라, 압박/압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저항정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의지를 관철하려 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전개의 방식은 바로 유대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유대의 역사는, 과거와 미래에 걸쳐서 어느 시대에나 압박을 받아 불행한 사람들의 공포심과 불만을 크게 자극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 현대인들이 추구해야할 무신론은, 유신론에 대한 불만이나 저항이 아니라, 신의 존재근거에 대한 회의와, 유신론을 취함으로써 재화와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시정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무신론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마르크스는 신을 부정하기 위해 또 다른 독트린과 신념을 내세운 것이지, 무신론자로 보기엔 석연치 않다. 그나마 그가 신을 부정하는 것은 그것이 목표가 아니라 단지 변증법적 유물론을 옹호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결국 버트런드 러셀이 지적한대로 마르크스주의는 어디까지나 새로운 형태의 신앙일 뿐인 것이다. 비록 외형이, 신선하고 혁신적인(하지만 도저히 그대로는 적용될 수 없는 한계를 가진) 경제체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말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98 쫌 묵은 거... 격암유록은 왜 박태선과 그 아류들에게 잘 맞을까? 지발돈쫌 2011.01.08 21957
4597 c.s.lewis의 몇가지 명언 [6] 나앙이 2010.10.26 21836
4596 [re] [펌] "원래는"이라는 환상 by 쥐뿔개뿔 [1] 지발돈쫌 2011.03.04 21673
4595 [re] [회의주의자 사전] 프리메이슨 지발돈쫌 2010.09.15 21649
4594 창조론이나 지적설계론은 과학이 아니라고 봅니다. [7] 청소부 2010.08.26 21622
4593 [re] [펌] 예수가 바리새인을 비판한 진실한 이유 - 손오공 지발돈쫌 2010.09.30 21607
4592 <합리주의자의 도> 사이트는 언제 복구될련지... [2] 생명체 2011.03.19 21582
4591 가정통신문(아빠와 목사님의 이멜 배틀) [11] 지발돈쫌 2011.04.14 21520
4590 추천,비추천 기능이 추가 되었습니다 [32] 찻주전자 2011.07.23 21473
4589 소녀시대 노래 'GEE'에는 음란한 메시지가 숨겨있다!? [29] PostHuman 2010.09.05 21422
4588 프랑스왕은 대머리, 그리고 산수와 수학 [4] 지발돈쫌 2011.02.28 21414
4587 [re] [눈진화의 시간의 문제] 절반의 눈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지발돈쫌 2010.12.06 21398
4586 타이포그라피 - 당신이 이슬람에 관해 모르는 세 가지. [10] Marduk 2010.11.11 21391
4585 [re] [재방송]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 왜 인간은 반이성/비이성적인 것을 택할까? [5] 지발돈쫌 2011.07.22 21371
4584 [re] 아무래도 이번 부상은 박주영의 하나님이 원했던 거... [3] 지발돈쫌 2010.12.27 21368
4583 [re] 7년 전에 썼던거... [1] 지발돈쫌 2010.08.19 21364
4582 아인슈타인과 신앙(번역 좀... 그리고 근거나 출처 검증도 좀...) [2] 지발돈쫌 2010.03.05 21329
» [re] [재탕] 카를 마르크스는 진정한 무신론자인가? [2] 지발돈쫌 2010.08.30 21325
4580 러셀의 찻주전자가 생각나는 최근 이 게시판의 논쟁 PostHuman 2011.10.02 21294
4579 [펌] 일리야 프리고진, 열역학 제 2법칙, 그리고 창조 - 칼츠 [1] 지발돈쫌 2010.11.23 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