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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eism.kr

"이성"에 대한 기독교인과의 대화

2010.09.16 01:02

지발돈쫌 조회 수:18059

ㅇㅇ님 Wrote;


저는 서양의 학문 전통에 기반하고 있는 합리적 이성이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전가의 보도인 양 휘두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제 주장은 신앙을 평가하는 데에 합리적 혹은 경험적 증거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고, 그 근거는 학문 발전의 제한성이었습니다. 그런데 님은 종교적 주장은 이성의 판단 대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종교에 있어서 진실성은 중요하다는 당위적 주장 말고 근거로 제시하신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을 알아야 제가 반론을 하더라도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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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발돈쫌 Wrote;


이성이 한계를 가졌다는 점에서 이성이 전가의 보도인 양 하는 것은 저도 문제가 있다고 여러번 말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인간이 항상 이성적인 것도 아니며, 어떤 상황에선 비합리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점도 말씀드렸습니다.


"이성이나 환원주의는 서양의 학문전통에 기반하였고, 이것은 동양적 전일론에 비해 한계가 더 낮고 열등하다"는 주장은 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성은 과거의 철학(중세 이전 철학자의 임무란 신을 변호하고 논증하는 것이었습니다)에 의한 폐해를 반성하기 위해 시작된 계몽사상의 핵심입니다. 그렇지만 계몽주의자로 자처하는 사람들마저 계몽사상은 펼쳤을지라도 스스로는 그다지 이성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제가 인용했던 아돌프 히틀러나 요시프 스탈린 같은 이들을 낳게 만든 것은 이성이 충만한 사회가 아니라 몰이성의 향연으로 점철된 사회였습니다. 언론의 통제, 강력한 탄압, 그리고 교수형이나 화형식의 분위기를 차용한 요란한 선전(요즘 교회에서 하고 있는 부흥회와 마녀 화형식은 그 분위기에서 차이가 그다지 없습니다)으로 광기를 이끌어냄으로써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호교론자들이나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2차 세계대전이나 베트남전의 결과들을 인간이성의 산물로 선포했습니다. 무기체계의 발전이나 전쟁수행방식의 참혹함이 믿음이 아닌 이성의 산물이라 간주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큰 전쟁들은 대체로 종교와 연계되어 있고, 특히 열정적인 종교일수록 그런 분쟁을 부추기는데 열심이었습니다.


 


이성이 학문발전에 제약을 가져온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성은 어떤 절대화의 대상이 아니며, 독단과 착각을 방지해 주는 유용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이성을 근간으로 하는 객관화는 다른 이들의 동의를 얻으려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런 객관화를 추구함에 있어서 최선의 자세란 이성적으로 내렸던 결론조차도 이에 반대되는 증거가 나오면 -그것이 아무리 자신의 가치관에 위배되더라도- 철회하고 수정하는 데에 있습니다.

이성이 학문발전에 제약을 가져온다는 주장은, 독단을 이성의 결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일 뿐입니다. 증거에 대하여 열린 자세, "다른" 주장을 무조건 틀렸다고 하지 않고 검토하고 검증하는 자세가 바로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 주장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은 결과론적인 저의 판단입니다.


만약  교회로부터 받은 가르침과 그 습성이 대중들에게 깊이 새겨져 있지 않았다면, 그래서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사리분별을 하였다면, 인류는 그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한 자신들이 다른 국민과 다른 민족에게 고통을 주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러한 "믿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사고하고 행동하는 습관(이성)이 보편화 되었다면 세상은 그렇게 비참하게 돌아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기독교를 비판하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을 찾아 실천하겠다"는 의식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 때문입니다. 제가 바이블을 읽고 판단한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이란 사랑 따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불필요한 신앙고백을 통하여 자기 비하를 하고, 현실의 고통을 면제해 줄 구세주를 찾으면서 결국에는 폭압적 권력에 굴종하고 오히려 찬미까지 하는 메저키즘으로 귀결될 가능성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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